젤렌스키, 또 닭 쫓던 개 신세?…트럼프, 푸틴에 우크라땅 내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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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닭 쫓던 개’ 신세로 몰렸다. 미국에 줄곧 요구해온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받기는커녕 기를 쓰고 사수에 나선 주요 영토마저 미국과 러시아의 거래 대상이 될 위기라서다. ‘트럼프 다루기’에 능숙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외교술이란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 힘겹게 버티는 도네츠크…푸틴 “넘겨주면 전쟁 끝내겠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도네츠크주(州) 전역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러시아에 넘기는 걸 전쟁 종식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매체는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푸틴이 그 대가로 러시아가 부분적으로 장악한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와 헤르손의 일부를 내줄 의향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러시아는 도네츠크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2014년부터 이곳을 노려왔지만, 무력으로 전역을 차지한 적은 없었다. 러시아의 서진(西進) 정책으로부터 수도 키이우를 지키는 데 핵심 지역인 만큼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WP는 “백악관 일부 참모들이 이번 요구를 지난 8월 미·러 정상회담 당시 포괄적 영토 요구보다는 ‘진전’이라고 봤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렇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우크라이나로선 자신의 다리를 아무 대가 없이 파는 것과 같다”고 묘사했다.
푸틴과 통화 후, 러시아 책임 경감하고 동조하는 美
문제는 푸틴 대통령과 접촉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토마호크 지원을 놓고 달라진 기류를 보였다. WP는 “통화 전까지 트럼프가 토마호크 제공을 검토하며 우크라이나의 협상력을 높이려 했다”며 “그러나 통화 이후 미사일에 관한 모든 논의를 ‘톤다운’하고, 푸틴과 추후 정상회담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마친 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나 이 ‘불명예스러운’ 전쟁을 종식할 수 있을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날인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시작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토마호크를 생각하지 않고도 이 전쟁을 끝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리나라를 지키는 데 필요한 것들을 내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이유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지도자 모두가 서로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책임을 경감시키는 발언으로 풀이됐다.
한발 더 나아가 스티브 위트코프 미 특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도네츠크가 대체로 러시아어 사용 지역이라는 점을 들면서 “도네츠크를 넘기라”고 압박했다고 한다. WP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위트코프가 러시아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러시아에 동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전부터 트럼프의 입장이 푸틴과 접촉한 후 오락가락하는 걸 보면 푸틴은 자신의 관점을 트럼프에게 설득하는 데 능숙하다”는 게 WP의 평가다. 지난 8월 미·러 정상회담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압박을 포기하고 오히려 러시아의 강공책을 묵인하는 행보를 보였다.
푸틴 제안에 솔깃한 트럼프…젤렌스키에게는 굴욕의 정점
토마호크를 지원받으러 백악관에 갔다가 도네츠크를 넘겨야 할 수도 있게 된 젤렌스키 대통령 입장에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WP는 “젤렌스키에겐 개인적 굴욕의 정점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출장이 빈손으로 끝난 데 미련을 드러낸 발언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난처함이 드러난다. 그는 19일 N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라고 하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예스'라고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WP는 “미·러 회담이 열리도록 트럼프를 설득하는 데 푸틴이 통화에서 어떤 제안을 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면서도 “푸틴은 아첨 등 다양한 전술 상자를 활용해 그동안 트럼프를 움직여왔다”고 지적했다. 이번 통화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가자지구 평화 중재와 관련 ‘수 세기 동안 꿈꿔온 중동의 위대한 평화적 성취’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공을 치켜세웠다.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위한 미국의 토마호크 지원이 평화 합의의 모든 가능성을 깨뜨린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처럼 무기 감축, 영토 거래 등 평화적 해법이 톱다운 형태의 빅딜로 가능하다고 암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솔깃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선 부다페스트 회담이 다시 한번 노딜(No Deal)로 끝나면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해 토마호크 지원 등 대러 강경책이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 국부펀드(RDIF) 최고경영자(CEO)가 제안한 '푸틴-트럼프 터널' 구상도. 키릴 드미트리예프 엑스(X)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인프라 카드를 통한 트럼프 비위 맞추기에도 나섰다. 푸틴 대통령의 특사이기도 한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 국부펀드(RDIF) 최고경영자(CEO)는 17일 소셜미디어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와 미국 알래스카를 잇는 해저터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푸틴-트럼프 터널’로 미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것을 상상해보라”며 “70마일(113㎞) 길이의 이 해저터널이 통합을 상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처:중앙일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닭 쫓던 개’ 신세로 몰렸다. 미국에 줄곧 요구해온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받기는커녕 기를 쓰고 사수에 나선 주요 영토마저 미국과 러시아의 거래 대상이 될 위기라서다. ‘트럼프 다루기’에 능숙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외교술이란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 힘겹게 버티는 도네츠크…푸틴 “넘겨주면 전쟁 끝내겠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도네츠크주(州) 전역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러시아에 넘기는 걸 전쟁 종식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매체는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푸틴이 그 대가로 러시아가 부분적으로 장악한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와 헤르손의 일부를 내줄 의향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러시아는 도네츠크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2014년부터 이곳을 노려왔지만, 무력으로 전역을 차지한 적은 없었다. 러시아의 서진(西進) 정책으로부터 수도 키이우를 지키는 데 핵심 지역인 만큼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WP는 “백악관 일부 참모들이 이번 요구를 지난 8월 미·러 정상회담 당시 포괄적 영토 요구보다는 ‘진전’이라고 봤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렇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우크라이나로선 자신의 다리를 아무 대가 없이 파는 것과 같다”고 묘사했다.
푸틴과 통화 후, 러시아 책임 경감하고 동조하는 美
문제는 푸틴 대통령과 접촉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토마호크 지원을 놓고 달라진 기류를 보였다. WP는 “통화 전까지 트럼프가 토마호크 제공을 검토하며 우크라이나의 협상력을 높이려 했다”며 “그러나 통화 이후 미사일에 관한 모든 논의를 ‘톤다운’하고, 푸틴과 추후 정상회담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마친 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나 이 ‘불명예스러운’ 전쟁을 종식할 수 있을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날인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시작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토마호크를 생각하지 않고도 이 전쟁을 끝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리나라를 지키는 데 필요한 것들을 내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이유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지도자 모두가 서로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책임을 경감시키는 발언으로 풀이됐다.
한발 더 나아가 스티브 위트코프 미 특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도네츠크가 대체로 러시아어 사용 지역이라는 점을 들면서 “도네츠크를 넘기라”고 압박했다고 한다. WP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위트코프가 러시아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러시아에 동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전부터 트럼프의 입장이 푸틴과 접촉한 후 오락가락하는 걸 보면 푸틴은 자신의 관점을 트럼프에게 설득하는 데 능숙하다”는 게 WP의 평가다. 지난 8월 미·러 정상회담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압박을 포기하고 오히려 러시아의 강공책을 묵인하는 행보를 보였다.
푸틴 제안에 솔깃한 트럼프…젤렌스키에게는 굴욕의 정점
토마호크를 지원받으러 백악관에 갔다가 도네츠크를 넘겨야 할 수도 있게 된 젤렌스키 대통령 입장에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WP는 “젤렌스키에겐 개인적 굴욕의 정점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출장이 빈손으로 끝난 데 미련을 드러낸 발언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난처함이 드러난다. 그는 19일 N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라고 하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예스'라고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WP는 “미·러 회담이 열리도록 트럼프를 설득하는 데 푸틴이 통화에서 어떤 제안을 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면서도 “푸틴은 아첨 등 다양한 전술 상자를 활용해 그동안 트럼프를 움직여왔다”고 지적했다. 이번 통화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가자지구 평화 중재와 관련 ‘수 세기 동안 꿈꿔온 중동의 위대한 평화적 성취’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공을 치켜세웠다.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위한 미국의 토마호크 지원이 평화 합의의 모든 가능성을 깨뜨린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처럼 무기 감축, 영토 거래 등 평화적 해법이 톱다운 형태의 빅딜로 가능하다고 암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솔깃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선 부다페스트 회담이 다시 한번 노딜(No Deal)로 끝나면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해 토마호크 지원 등 대러 강경책이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 국부펀드(RDIF) 최고경영자(CEO)가 제안한 '푸틴-트럼프 터널' 구상도. 키릴 드미트리예프 엑스(X)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인프라 카드를 통한 트럼프 비위 맞추기에도 나섰다. 푸틴 대통령의 특사이기도 한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 국부펀드(RDIF) 최고경영자(CEO)는 17일 소셜미디어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와 미국 알래스카를 잇는 해저터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푸틴-트럼프 터널’로 미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것을 상상해보라”며 “70마일(113㎞) 길이의 이 해저터널이 통합을 상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처: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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